EXECUTIVE SUMMARY
올해 중국의 양회는 예년에 비해 특수한 상황 속에서 개최되었다. 2021년이 중국 공산당 100주년이자, 코로나-19가 여전히 진행 중이며, 또한 14차 5개년계획이 시작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이번 양회에서 나타난 중국 정치는 ‘신발전단계,’ ‘신발전이념,’ ‘신발전구도,’ ‘민족단결,’ ‘당사 학습과 교육,’ ‘중화민족의 부흥,’ ‘집권 연장,’ ‘세대정치,’ 그리고 ‘국가주의’의 측면에서 주목할만하다. 민족 통합 이념으로서 문화정체성 강조는 당사 학습, 교육과 함께 새로운 사상학습으로 이어질 것이다. 시진핑 주석 집권 연장 관련하여 해석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뉘앙스를 <정부업무보고>와 <14.5 규획과 2035 미래 목표 강요>에서 찾아볼 수 있다. 후계 구도는 오리무중(五里霧中)이나 세대교체를 통한 세대정치의 변화는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부정에도 불구하고 홍콩에서 “애국자의 홍콩 통치”는 중국이 여전히 국가주의에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러 논쟁에도 불구하고 중국 양회는 경제적, 지정학적 차원에서 한국에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왕이(王毅) 외교부장의 언론 브리핑은 그야말로 중국이 코로나-19에 치명상을 입기는커녕 오히려 국제사회를 더욱 자국 중심적으로 이끌어 나아가겠다는 강력하고도 자신감 넘치는 포효(咆哮)였다. 백신 생산 성공은 중국에게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동력을 선사했다. “America is back”을 외치며 자신을 압박하고자 동맹 및 우호국들과 연대할 바이든 행정부를 상대로 준동맹국 러시아는 물론이고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개도국들과 연대해 저항진영을 구축하며, 자국 중심적 세계질서를 배태시켜 나가려는 중국의 신구상이 엿보였다. 또한 아울러 상처 입은 자국 국민을 치유하고 올해 창당 100주년을 맞이하는 중국 공산당에 대한 국내외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일종의 연회(宴會)를 무사히 치러 냈다. 중국이 국가 부흥의 중간 시점으로 잡은 2035년까지 한국의 외교노선 및 그 방향이 한반도의 미래 안정 및 번영과 밀접히 연관될 것이다. 미중 간 갈등국면에서 편향보다는 균형을 찾아가는 국가들과 적극적으로 연대할 필요가 있다.
양회에서 나온 경제 분야의 핵심 내용은 ‘안정적 성장 유지’와 ‘외부 도전에 대한 적극적 대응’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은 이를 통해 코로나-19와 미중경쟁으로 인한 대내외적 위기에 대처하고 2049년 강대국 건설을 위한 장기전에 본격 돌입하고자 한다. 우선 중국은 2021년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예상치보다 낮은 ‘6% 이상’으로 설정하였다. 이는 사회안정을 위한 신규 고용수를 1,300만 명 이상으로 창출하면서 경제의 질적 전환을 유도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또한 중국 정부는 ‘자립적 기술혁신’과 ‘쌍순환(雙循環) 전략’도 제시하였다. 이들 전략은 미국이 중국을 글로벌 첨단기술 산업사슬에서 배제시키려는 상황에 대한 대응으로 나온 것이다. 중국은 기술혁신 중에서 특히 미중 패권전쟁에 중요한 반도체, 인공지능 등 ‘관건 핵심기술’의 발전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쌍순환 전략은 어려워진 해외 진출 대신 강대하고 매력적인 국내시장을 육성하여 첨단기술 요소들의 중국 유입을 촉진하여 기술혁신을 도모하려는 전략이다. 한국은 중국의 자립적 기술혁신과 쌍순환 전략이 가져올 장기 파급 효과를 염두에 두고 대중국 전략을 구상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