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동북아시아센터, 만주학회 공동학술대회
◆ 일시: 2022년 9월 23일(금) 13:00-18:00
◆ 장소: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영원홀
☞ 진행: 김백영(서울대 아시아연구소 동북아센터장, 사회학과 교수)
[개회사] 송한용 (만주학회 회장, 전남대)
[환영사] 김백영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동북아시아센터장)
[사회] 임수진 (서울대)
[제1주제] 사할린 귀환서사로 본 재일의 심상지리: 이회성 『백년동안의 나그네』를 중심으로
[제2주제] 식민지 투어리즘이 구축한 월경의 장소와 경험: ‘선만여행’ 속의 평양과 안동
[제3주제] 관광으로 바라본 북중관계: 2009년 ADS 지정을 중심으로
[사회] 김백영 (서울대)
[제4주제] 명-청대 만주지역 육상교통로
[제5주제] 동아시아 철도를 둘러싼 일본과 러시아의 경쟁
[제6주제] 대련기차차량창의 사회주의적 개조: 만주국의 유산과 신중국
[토론자] 윤휘탁 (한경대)
ZOOM ID: 826 7267 0209 / PW: 783513 (온라인, 오프라인 병행)
문의: joshnathan96@snu.ac.kr / 02-880-6894
<동북아의 교통사와 이동경험>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동북아센터는 만주학회와 함께 “동북아의 교통사와 이동경험”라는 이름의 공동학술회의를 개최했다. 신자유주의와 세계화, 교통과 통신 수단의 발달 속에서 이동(mobility)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매우 중요한 키워드가 되었다. COVID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한국에서 해외로 나간 여행객 수는 2871만여 명으로, 어림잡아 한국 인구의 약 60%에 달하는 이들이 국경을 넘어 이동했다고 볼 수 있다. 국경 내에서의 삶보다 국경을 넘나드는 이동이 훨씬 보편적인 경험을 이루게 된 것이다.
만주와 연해주 등은 오랜 시간 초국경적인 이동의 중심지였다. 20세기 중반 이후 냉전으로 인하여 냉전의 최전선이되고 여러 장벽으로 이동의 흐름이 막힌 공간이 되었지만, 그 이전에는 다양한 사람과 물자가 드나드는 공간이 한반도의 북부였다. 이러한 만주와 연해주에서의 이동의 경험,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인프라로서의 교통의 역사를 파악하기 위하여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동북아센터는 만주학회와 공동으로 학술회의를 개최하였다. 동북아시아 교통 인프라의 역사를 돌아보고, 그 위에서 형성된 이동의 경험을 다시금 고찰함으로써 동북아시아의 모빌리티를 새로이 구상하고 또 상상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한 것이다.
발표는 제 1부와 제 2부로 나뉘어 이뤄졌다. 제 1부에서는 이동의 경험을 주제로 한 세 편의 논문이 발표되었다. 첫 번째 발표는 자이니치 작가 이회성의 소설 <백년동안의 나그네>에 등장하는, 사할린에서 규슈 하리오 수용소로 이어지는 이동의 경험이 만들어 내는 자이니치로서의 정체성에 관한 것이었다. 두 번째 발표는 식민지기 조선과 만주 철도망을 활용한 관광의 경험, 그 투어리즘이 만들어 내는 제국의 경계에 대한 장소감각의 형성에 관한 것이었다. 세 번째 발표는 2009년 중국이 북한을 여행대상국지위를 부여하면서 시작된 중국인들의 북한 관광 실태와 배경에 관한 글이었다.
제 2부에서도 역시 세 편의 글이 발표되었다. 첫 번째 발표는 명청대 시기 만주지역 육상교통로 변화와 그 원인들을 역사학적 관점이 아닌 지리학적 관점에서 분석한 결과 행정적 중심지간의 연결, 군사 거점의 연결이 교통로 형성에 매주 중요한 변수였음을 보여주었다. 두 번째 발표는 만주 지역의 철도를 둘러싸고 19세기말부터 20세기 초 사이에 형성된 러시아와 일본의 경쟁 양상을 살펴 보고, 이것이 만주 지역의 경제에 미친 효과를 분석한 글이었다. 세 번째 발표는 중국 최대의 내연기관차 제조업체인 다롄기차차량창이 일본의 식민지 하 공장에서 사회주의 공장으로 개조되는 과정의 특수성에 대한 것이었다.
이들 발표는 한반도와 만주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시아의 모빌리티가 만들어 내는 경험이었다. 모빌리티의 인프라는 권력의 그물망이었고, 권력 교체의 상징이었다. 그래서 제국의 인프라, 국민국가의 인프라를 통해 사람들은 제국의 힘을 느끼고 또 국민국가로부터의 배제를 경험하기까지 하였다. 철도망을 두고 제국들은 경쟁하였고, 철도로 이동하면서 사람들은 제국의 경계를 경험하였다. 20세기 동북아시아는 제국주의와 식민지, 냉전으로 인하여 왜곡된 모빌리티를 경험하고 또 모빌리티의 중단을 경험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참가자들은 권력과 배제의 모빌리티를 넘어 어떻게 새로운 모빌리티를 이 지역에 구현할 것인가를 말하고 또 상상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