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토크는 현대 중국 관련 중요한 저서와 역서들을 학계 및 교양대중과 공유하는 사업으로 수년간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다. 우징롄의 <중국현대경제사1956-2020: 개혁과 전환, 그 역사구조적 전개>는 1980년대부터 중국 경제개혁의 중심에서 시장화 개혁을 이끌어왔으며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대표적 이론가인 저자의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초기 계획경제에서부터 시장화 개혁 과도기, 그리고 전면적 개혁개방 추진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70여 년 경제사를 망라한다. 이론적으로는 마르크스와 엥겔스, 레닌, 스탈린 등의 경제 모델부터 현대 경제학에 이르기까지, 역사적으로는 소련 및 동유럽과 동아시아의 경제개혁 사례에서부터 2020년대 중국의 현실까지 아우른다. 뿐만 아니라 중국의 농촌개혁, 기업개혁, 금융개혁을 분야별로 치밀하게 다루고 있다. 북토크 발표는 번역자 중 한 명인 김현석(서울시립대)이 진행한다. 이를 통해 중국 개혁개방 경제의 특성을 한 눈에 조감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동북아시아센터는 2024년 11월 29일 오후 3시부터 5시 30분까지 “중국의 역사와 현대적 도전들”이라는 주제로 우징롄 교수가 집필하고 김현석(서울시립대), 이홍규(동서대)가 번역한 『중국현대경제사 1956~2020: 개혁과 전환, 그 역사구조적 전개』를 텍스트 삼아 Book and Book 콘서트를 개최하였다. 서울대 동북아시아센터 김백영 센터장은 개회사를 맡아 이번 행사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서울시립대 김현석 연구교수가 발표를, 한성대 박우 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또한 부산대 이정구 연구원, 국민대 박철현 교수, 서울대 김란 연구원이 토론자로 참여하여 책의 내용을 심도 깊게 논의하였다.
김현석 연구교수는 발표를 통해 이 책의 의의에 대해 중국 경제와 개혁 과정을 이해하는 데 교과서적 역할을 하며, 중국 경제 개혁의 방향과 경로를 탐색하는 데 중요한 이론적이면서도 현실을 충실히 다루는 저작임을 강조하였다. 이 책의 주요 내용으로는 시장경제로의 제도적 변화를 중심으로 농촌 개혁, 기업 개혁, 금융재정 개혁, 거시경제 조절, 개혁 전략의 선택, 정치 체제 개혁 등의 각 부문별 개혁 과정을 상세히 역사적으로 설명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한 책이 1950년대부터 2020년까지 중국 경제 개혁의 흐름과 변화를 시대별로 명확히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음을 강조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번역을 하면서 들었던 몇 가지 의문점을 공유하였다. 책이 권력 부패와 행정 독점을 빈부 격차 확대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하는 부분에서 그 논리적 연관성이 다소 미약하다는 점, 공유제를 계획경제와 묶어서 서술하는 방식은 지나치게 단순화된 접근이라는 점을 비판하였다. 또한 서구의 시장경제체제를 저자가 이상화하는 경향이 있으며, 국가가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하였다. 마지막으로, 책의 다루는 시기가 1950년대부터 2020년까지라고 되어 있지만, 시진핑 정부 시기의 내용이 부족하다는 점 역시 아쉬움으로 꼽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혁의 역사적 배경과 과정을 상세히 서술하고 있다는 점, 특히 논문과 단행본, 정부 문건 등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서술되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중국 경제사 연구에 중요한 기여라고 평가하였다.
이후 진행된 토론에서 토론자들은 다양한 각도에서 책을 평가하였다. 이정구 연구원은 중국의 국가자본주의적 성격을 강조하며, 국가와 시장의 관계가 매우 밀접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경제가 시장경제로 전환하면서도 여전히 국가의 개입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러한 성격이 시진핑 정부 이후 더욱 강화되었다고 언급했다. 박철현 교수는 중국 경제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 책에서는 정기분리(政企分开) 문제, 주주이익 및 주주자본주의에 대한 지향, 예외공간의 문제 등을 지적했다. 김란 연구원은 서구적 패러다임에 의존한 분석이 중국 경제의 특수성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매우 특이하다고 언급하였다. 특히, 책이 신자유주의적 시장경제 모델을 지나치게 강조한다고 지적하면서 중국 경제가 서구적 의미의 시장경제와는 여전히 큰 차이가 있다고 하였다.
이와 함께, 청중들의 자유토론이 진행되었다. 한 청중은 이날 토론에서 많이 언급되지 않은 마오주의적인 시각에서 의견을 개진하였다. 이로 인해 토론이 더 풍부하고 깊이 있는 논의로 확장되었으며, 중국 경제 개혁과 정치적 현실에 대한 이해를 더욱 심화시키는 기회가 되었다.
글 | 양준용 (연구연수생 20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