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我们实现了第一个百年奋斗目标,在中华大地上全面建成了小康社会,历史性地解决了绝对贫困问题,正在意气风发向着全面建成社会主义现代化犟国的第二个百年奋斗目标迈进。这是中华民族的伟大光荣!这是中国人民的伟大光荣!这是中国共产党的伟大光荣!”
– 중국공산당 100주년 경축대회 시진핑의 담화문 중에서
2021년 7월 1일, 베이징에서 중국공산당 100주년 경축대회가 열렸다. 시진핑의 담화는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로서, “중국공산당이 없으면 신중국도 없었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도 없다“(没有中国共产党,就没有新中国,就没有中华民族伟大复兴)는 메시지를 짧고 굵게 전달했다. 전면적 소강사회 건설이란 첫 번째 백년의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했고 두 번째 백년의 목표 또한 현재와 마찬가지 방식으로 충분히 실현가능하단 점을 대내외에 선포한 자리였다.
중국공산당의 초심과 사명
출처: ≪共产党员网≫1)
시진핑 담화에 포함된 초심과 사명의 주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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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 (初心) 사명 (使命) |
중국공산당은 탄생한 이래, 중국 인민을 위해 행복을 도모하고, 중화민족을 위해 부흥을 도모하는 것을 자신의 초심이자 사명으로 삼아왔다. 지난 100년동안 중국공산당이 단결하여 중국 인민을 영도해온 모든 분투, 모든 희생, 모든 창조는 귀결해보면 하나의 주제였다.바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는 것이다.초심을 가지기란 쉽지만, 일관되게 지키기는 어렵다. 역사를 거울로 삼으면 흥망성쇠를 알 수 있다. 역사를 현실에 비추고 미래를 내다봐야 하며, … 따라서 새로운 노정에서 더욱 굳건히, 더욱 의식적으로 초심과 사명을 깊이 새기고 아름다운 미래를 열어나가야 한다. |
출처: 저자 정리
시진핑은 ‘인민의 행복‘과 ‘중화민족의 부흥‘이 공산당원의 초심(初心)이자 사명(使命)2)임을 강조하면서, 과거의 영광, 현재적 성공, 위대한 미래를 엮을 핵심 동력으로서 중국공산당(원)의 영도적 역할과 현 체제를 정당화하고자 했다. 즉, 역사를 거울로 삼아 현실을 비추고, 새로운 노정에서 초심과 사명을 지켜 미래를 열어나갈 아홉 가지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는데, 공산당의 굳건한 영도, 공산당이 단결하여 중국 인민의 분투를 영도, 마르크스주의의 중국화, 중국특색 사회주의의 견지와 발전, 국방과 군사 현대화, 인류운명공동체 구축, 세계적 대변국 하의 도전에 대한 위대한 투쟁, 중화자녀의 대단결, 당 건설이 바로 그것이었다. 당의 단결과 영도로 시작해서 당 건설로 끝나는 구체적인 방안들은, 곧 신시대에 놓인 불확실성 속에서 당-국가체제의 강화와 더불어 과거와는 다른 당-인민관계의 전망과 필요를 제기한다.
우선, 이른바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가 민족주의와 중국식 마르크스주의의 서사를 통해 중화민족의 ‘구원’과 ‘부흥’에서 중국공산당의 역할을 반복적으로 언급하지만, 실제로는 중국공산당의 혁명적 목표를 ‘세속화’하고 인민의 감정을 동원하여 그들의 승인을 얻으려 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3). 중국공산당의 자기 서사에서 인류 해방, 평등주의, 착취 근절 등 세계지향적·이상주의적 전통은 거의 사라지고, 아름다운 생활에 대한 중국 인민의 수요와 열망이 곧 중국공산당의 분투목표가 되었다. 그런 점에서, 중국공산당 100주년은 사실상 개혁개방 이후 40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미래를 다짐하는 바가 더욱 강조되었고, 중국 외의 세계 인민에 대한 매력은 적어도 상당부분 소실될 우려가 존재한다.
다음으로, 중국공산당과 중국 인민을 분할하고 대립시키려는 어떠한 시도도 절대 실현될 수 없음을 강조하는 동시에, 사회 안정과 인민의 수요에 대한 구체적 대응을 위한 공산당(원)의 역할과 당 건설이 더욱 강조되어왔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3년 공산당(원)의 네 가지 풍조(형식주의, 관료주의, 향락주의, 사치 풍조)에 대한 반대운동이 시작된 이래, 공산당의 초심과 사명은 크게 강조되어왔다. 14억 인구와 대륙 규모의 큰 사회를 안정화하고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법가’로 대표되는 국가 행정 및 거버넌스 체계의 고도화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현장에서 핵심적 행위자로서 공산당(원)의 역할과 기능이 강조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산당의 영도와 분투하는 인민 사이에서, 공산당(원)이 강조될수록 중국 ‘사회’의 역할은 더욱 모호해지는 바가 있다. 이번 시진핑 담화에서도 “선의의 비판은 받아들이나, “선생 나부랭이”(教师爷)처럼 손가락질하는 설교는 결코 받아들이지 않겠다. 중국공산당과 중국인민은 자기가 선택한 길을 활보해갈 것이며, 중국의 발전된 운명을 자신의 손에 확실히 쥐고 갈 것이다”고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중국 공산당-국가에게 ‘사회’란 동원의 대상, 개조의 대상, 관리의 대상뿐 아니라 협력의 대상 등으로 지난 100년간 끊임없이 변화되어왔다.
사회(학)적 측면에서 가장 필요하지만 ‘의외로’ 한국 학계에서 많이 논의되지 않은 주제가 바로 중국 체제의 사회(경제)적 토대와 그 지속가능성 문제다. 빠른 경제성장과 정치적 영향력 증대, 업적 정당성(performance legitimacy)이라는 국가 중심적 설명에 반해, 중국 사회의 ‘협력’, ‘참여’와 그 긴장 및 갈등 등 현 체제의 사회적 토대에 대한 검토다. 특히, ‘중국’을 ‘중국 국가’와 등치시키는 습관이 갖는 위험성4)은 중국 공산당-국가의 역량을 과대평가하고 중국 사회가 겪는 비용을 과소평가할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 ‘전대미문의’ 코로나 위기 대응의 (상대적) ‘성공’ 비결 중 하나로 사회의 ‘협력’은 중요한 요인이자 그 토대였지만5), 중국 공산당-국가와 인민의 관계는 여전히 문제적이다. 서구식의 “권위주의, 유교문화, 전체주의”로 환원되는 설명, 중국 공산당-국가가 강조하는 “당 영도 하의 전체 인민의 단결”이란 수사를 넘어, 중국 사회를 설명의 주요한 제자리로 되돌려놓고 검토할 필요를 제기한다6).
분명히, 중국-공산당에게 ‘사회’란 적어도 서구식 시민사회와 동일한 것은 아니지만, 사회의 발전과 성장과정을 거치면서 적어도 ‘지속가능한 사회’란 질문에 대한 답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한 맥락이 있다. 2020년 8월 24일 시진핑이 ‘국민경제와 사회발전 제14차 5개년 계획(2021~2025년)’의 제정을 앞두고 개최한 경제·사회 영역 전문가 초청좌담회에서의 발언을 통해, 공산당-국가의 새로운 노정 하에서 ‘공건(共建)·공치(共治)·공향(共享)하는 사회’에 대한 상을 엿볼 수 있다.
“공건·공치·공향으로써 사회발전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야 합니다. 더욱 충분하고 질 좋은 취업을 실현하고, 전면적이고 지속가능한 사회보장체계를 완비하며, 공공위생과 질병 통제를 강화하고, 인구의 장기적인 균형 발전을 촉진하며, 사회치리(社会治理) 제도를 강화하고, 사회 모순을 해소하며, 사회 안정을 유지해야 합니다. 공건·공치·공향의 사회치리제도를 완비하고, 기층사회의 거버넌스를 강화·혁신하며, 사회의 공평과 정의를 더욱 중시하고, 사람의 전면적 발전과 사회의 전면적 진보를 촉진해야 합니다”7)
중국 공산당-국가는 ‘공건·공치·공향’의 방법을 통해서 ‘사회발전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의 배경에는, 신시대 새로운 노정 하에서, 국제적 불확실성의 증대뿐만 아니라 국내적 요인의 변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놓여있다. 즉, 사회주의의 주요 모순이, 인민의 나날이 증가하는 아름다운 생활(美好生活)에 대한 수요와 불균형·불균등한 발전 간의 모순으로 전화되었고 인민의 아름다운 생활에 대한 요구는 부단히 제고되고 있단 것이다. 중국 공산당-국가가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면서, 높은 질의, 훨씬 효율적이고, 훨씬 지속가능하며, 훨씬 안전한 발전을 요구하는 바는, 그만큼 ‘사회’에 대한 관리와 협력의 필요성을 더욱 증대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번 100주년 시진핑 담화에서도 이와 같은 서사는 유사하게 반복되었다. 공산당이 반드시 단결하여 중국 인민을 아름다운 생활을 위해 끊임없이 분투하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공산당의 뿌리, 핏줄, 역량이 인민에 있고 광대한 인민의 근본 이익을 대표한다는 강조 속에 중국공산당과 인민의 관계는 절대 분리되거나 대립시킬 수 없는 것으로 선언됨에도 불구하고, 바로 그 사이에 있는 “어떠한 자신의 특수이익도 없고, 시종 어떠한 이익집단도, 어떠한 권력단체도, 어떠한 특권계층의 이익도 대표하지 않는다”는 표현은 그만큼 공산당(원)의 초심과 사명을 강조할 수밖에 없는 배경을 엿보여준다.
하지만, 중국공산당이 초심이자 사명으로 삼은 ‘인민의 행복’과 ‘중화민족의 부흥’은 경제성장이란 객관적 지표 외에 상당 부분 주관적 지표를 포함하고 개인, 집단별로 다양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그 난이도가 높다.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행복감이 증대되지 않는 ‘이스터린의 역설’8)이 한국 등 동아시아 사회에서 만연한 현상9)으로 드러나는 것과 유사하게, 중국 또한 1인당 GDP 등 경제적 성취에 비해 행복감은 상대적으로 낮았고 다른 사회와 비교 시에도 2017-19년 94위를 차지할만큼 높지 않았다10). 비록 《세계행복랭킹》에서 중국이 2008-12년에 비해 2017-19년 상당한 개선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관적 인식 수준에서의 낮은 행복감은 중국 사회가 직면한 도전적 과제라 할 수 있다.
여러 사회조사들은 비록 정치 영역에서 다루는 것처럼 국가와 공산당에 대한 높은 신뢰도에 대한 반박은 아니지만, 새로운 ‘질적’ 발전을 위해서는 그만큼 복잡다단한 사회적 과제가 제기되고 있음을,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서는 해결할 수 없는 새로운 도전들이 제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욱 안정되고 높은 질의 일자리, 더 좋은 사회보장, 더 높은 수준의 교육, 더 완비된 의료위생서비스, 보다 공평한 사회환경, 더욱 아름다운 생활환경 등은 민생 개선의 임무를 더욱 어렵게 한다. 더욱이 의료, 자녀교육, 주택의 지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저축과 소비할 여력도, 결혼과 출생도 줄어들고, 부자가 되기 전에 늙어버린 중국 사회의 모습은 더욱 문제적이다.
“과연 당신은 지금의 중국 사회에 살고 싶은가?”란 질문은 중국 내외부에 가장 핵심적이다. 중국 내부뿐만 아니라, 다른 사회의 ‘중국화'(또는 ‘대륙화’)에 대한 반발과 중국에 대한 위협 인식의 증대로 이어질 우려 또한 증대 중이다11). 그런 점에서, 중국공산당은 ‘전면적인 소강사회’ 실현을 ‘달성’하고 2049년의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전인민의 공동부유 실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란 원대한 목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국공산당의 자기 평가가 ‘필연적’이고 ‘목적론적’에 그치지 않고, 중국 스스로 강조하는 ‘중국 특색’과 서구 중심적 질서·체제의 사이에서, 중국 외부에서 정형화되는 ‘중국성/중화성'(Chineseness)과 ‘서양다움(westlessness)의 상실’ 사이에서, 중국은 사회 영역에서 더욱 많은 혁신과 스스로의 매력을 보여줘야 할 시간이다.
2021년 7월 1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100주년 경축대회는 중국공산당의 성과에 대한 찬사로 가득했다. 각 지역의 신입 공산당원의 집단 선서, 기층 인민들의 중국공산당에 대한 찬사가 보도되고, 경축대회 또한 애국과 공산당 찬양의 노래 일곱곡이 “당이 없으면 신중국도 없다”(没有共产党就没有新中国)로 마무리된데 이어 헬기와 전투기의 축하 비행이 하늘을 수놓았다. 시진핑의 담화 직전, 공청단원과 소년선봉대로 이뤄진 네 명의 청년 및 소년들은 집단 발언과 선서를 마무리하며 “당이여 안심하세요, 내가 강국 만들겠습니다“(请党放心 强国有我)를 네 차례 함께 외친 바는 또 하나의 하이라이트였다. 시진핑은 마무리 부분에서 미래와 희망은 청년에게 있음을 강조했다. 지난 100년간 공산당의 깃발 아래 무수한 청년들의 분투가 당과 인민사업에 녹아들어 선봉의 역량을 보여주었듯이, 신시대 중국 청년 또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는 임무를 실천에 옮겨달란 이야기다.
7월 1일 경축대회에서 집단 발언과 선서하는 네 명의 청년·소년 대표
출처: ≪新华网≫12)
하지만, 신시대를 맞아 분투하는 인민들, 특히 청년들의 삶은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2020년 10대 유행어 중 하나로 뽑힌 ‘내권'(内卷)이 청년 세대의 과열경쟁을 상징한다면, 최근 온라인 상에서 유행하고 있는 ‘탕평'(躺平)은 과열된 경쟁 아래 청년 세대의 ‘번아웃’을 상징한다. ‘탕평’이 ‘정의’로 호칭될 수 있는 것은 바로 개인의 자발적·주체적인 선택이 자아내는 ‘주체화양식’에 있다. 중국판 ‘노오오오력’ 담론이 중국 공산당-국가가 제기하는 ‘중국몽’에 가까이하기 위한 개인의 의지와 책임(그 결과로서의 능력과 역량)을 권리이자 의무로서 제기한다면, 어쩌면 이를 적극적이든, 소극적이든 거부하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책임지는 것 또한 충분히 제기될 수 있는 것이다. 기성세대의 담론과 인식, 국가·행정적 차원에서의 정책·제도가 근면과 성실을 요구하면서도 그 어떠한 보장과 책임을 해주지 않는 한, 나아가 기존 사회체제의 불합리성과 ‘민낯’을 개선하지 않는 한, ‘인재’가 되어야 할 상당수의 중국 청년세대는 수많은 좌절과 번아웃, 다시 근면과 성실의 쳇바퀴를 돌아야 할지도 모른다.
‘내권‘을 상징하는 인터넷 밈 출처: 《搜孤》 블로그13) |
‘탕평‘을 상징하는 인터넷 밈 출처: 《搜孤》 블로그14) |
더불어, 7월 1일 중국공산당 100주년을 맞이한 홍콩의 풍경은 또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올해 7월 1일은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일인 동시에, ‘홍콩 반환’ 24주년 기념일이었다. 홍콩 정부와 여러 단체의 축하행사는 허용되었지만, 베이징에 불만을 품은 홍콩인들의 집회는 거부되었고, 일국양제가 ‘안정’되면서 그 선구자이자 수호자로서 공산당의 역할과 위상은 올해 들어 두드러지게 제기되었다15). 시진핑의 담화는 ‘일국양제’, ‘홍콩인의 홍콩 통치'(港人治港), ‘마카오인의 마카오 통치'(澳人治澳)를 이야기하고 홍콩, 마카오, 타이완의 안정 및 번영을 이야기했지만, ‘애국자가 홍콩을 다스린다'(爱国者治港)는 프레임은 무엇이 ‘애국’인지를 다시 한 번 묻게 한다. 7월 1일은 맞아 한 홍콩 사회운동가의 “왜 우리는 축하를 위해 모일 수는 있지만, 시위는 할 수 없는가?”라는 질문16), 7월 1일 “민생이 곧 정치고, 기층은 정의로워야 한다”(民生即政治 基层要公义)는 시민단체의 슬로건은 홍콩의 현 상황을 반문한다. 시진핑의 담화는 양안 동포를 포함한 중화의 아들 딸들의 단결을 강조했지만, 홍콩을 떠나는 청년들의 물결은 중국 사회의 매력을 다시 한 번 돌이켜보게 만든다.
중국공산당의 지난 100년이 빠른 경제성장과 민생개선뿐만 아니라 서구식 민주화가 아닌 사회적 안정을 유지해왔단 점은 체제의 독특한 특징이자, 강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시진핑의 담화에서도 보여지듯, 공산당의 영도와 분투하는 인민 사이에서 중국식 ‘사회’란 질문은 여전히 실험과 탐색 중에 있어보인다. 도-농 분리를 상징하는 “하나의 중국, 두 개의 제도”, 지역간 격차를 반영하는 “하나의 중국과 네 개의 세계”, 농업·공업·서비스·지식사회를 포괄하는 “하나의 중국과 네 개의 사회” 등 복잡다단한 격차와 더불어, 급속한 경제성장 이후 다차원적인 인민의 수요와 개별적인 상이성은 중국공산당에게는 다시 한 번 거대한 도전 과제를 부여한다.
인민의 행복과 공동 부유란 중국공산당과 국가의 힘만으로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지만, ‘사회’는 여전히 동원되고, 개조되고, 관리된다. 중국식 사회발전 방안은, 결국 중국공산당의 수요에 호응하는 ‘사회’는 발전시키고, 그 수요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간주되는 ‘사회’는 배제되거나 감시 및 억압의 대상이 된다. 예방 치리를 통해 사구(社区)를 세분화된 격자단위로 나누고 프로젝트 발주의 형식으로 사회단체를 동원하여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며, 관련된 사회단체의 육성과 그렇지 않은 단체의 솎아내기뿐 아니라 IT 기술을 적극 활용한 기술 거버넌스를 추구하며 사회관리의 ‘정밀화'(情密化) 등은 기층에서부터 중앙까지, 사구에서 사회단체, 기업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고 적극적인 중국공산당(원)의 역량과 역할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양한 비판과 요구가 제도적으로 수렴되고 합리적으로 문제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우려는, 공건·공치·공향을 통해 중국식 ‘사회발전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야 한다는 역사적 과제에도 커다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쩌면, 중국공산당(원)의 역량 강화와 능동적 개입뿐만 아니라, 중국 사회 자체의 자기회복력을 드높일 수 있는 방안 또한 적극적으로 탐색해볼 시점이다.
1) “十九大关键词:不忘初心 牢记使命.” 《共产党员网》 2017.11.21.
http://news.12371.cn/2017/11/21/ARTI1511198993844630.shtml
2) 2017년 19차 당대회에서 ‘신시대'(新时代)를 강조하면서 전면적으로 제기되었던 “초심을 잊지 않고 사명을 마음 깊이 새긴다”(不忘初心, 牢记使命)는 표현은 이번 담화에 직접적으로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2019년 이후 진행된 당원 대상의 주제교육, 2021년 당 역사 학습교육운동에서 신시대 당의 건설을 위한 핵심 주제였다.
3) 朱琉犟. “「塬教旨」与「世俗化」的结合:习近平版本的党史,如何揭示今日中共的特质?”. ≪端传媒≫ 2021.6.15. https://theinitium.com/article/20210615-opinion-cpp-history-100-years/
4) 백영서 편. 2021. 『팬데믹 이후 중국의 길을 묻다』. 책과함께.
5) 이에 대한 본격적인 비판적 논의의 시작은 2021년 다음 두 편의 글을 참조할 것.
왕샤오밍. 2021. 「중국 ‘방역’과 전 지구적 위기」. 『황해문화』 111.; 박철현. 2021. 「중국의 코로나19 ‘대응’과 사회의 ‘협력’」. 『황해문화』 111.
6) 다음 책은 중국 인민이 일상생활에서 어떤 국가를 어떻게 만나는가에 대한 다양한 측면을 보여준다. 조문영. 2020. 「민간중국: 21세기 중국인의 조각보」. 책과함께.
7) 常雪梅·吕腾龙. “习近平主持召开经济社会领域专家座谈会犟调:着眼长远把握大势开门问策集思广益 研究新情况作出新规划.” 《人民网-人民日报》 2020.8.25.; 장영석. 2021. 「사회동원과 조직화」. 이희옥·백승욱 엮음. 2021. 『중국공산당 100년의 변천 1921-2021』. 책과함께. 132쪽에서 재인용.
http://cpc.people.com.cn/n1/2020/0825/c64094-31835132.html
8) Easterlin, Richard A. 1974. “Does Economic Growth Improve the Human Lot?” in Paul A. David and Melvin W. Reder eds. Nations and Households in Economic Growth: Essays in Honor of Moses Abramovitz. New York: Academic Press, Inc.
9) 이재열. 2015. 「사회의 질, 경쟁, 그리고 행복」. 『아시아리뷰』 제4권 제2호(통권 8호). 2015.
10) 2013년 유엔이 발표한 〈세계행복랭킹〉보다 2017-19년 순위는 전반적으로 더욱 하락했다. 2017-19년 순위에서 타이완이 42위에서 25위로 오른 반면, 한국 61위, 일본이 62위, 홍콩이 78위, 중국이 94위를 기록했다.
11) 최근의 홍콩 시위, 주요 선진국 및 동북아·동남아 사회에서 중국에 대한 호감이 악화된 것 등이 대표적 사례다.
12) 殷博古. “庆祝中国共产党成立100周年大会隆重举行(一).” 《新华网》 2021.7.1.
http://www.xinhuanet.com/2021-07/01/c_1127613943_13.htm
13) U饭云餐. “大学生“内卷”?不存在的!!! ” 《搜孤》 블로그 2021.3.15.
https://www.sohu.com/a/455370308_100201551
14) 搜狐教育快讯. ““躺平”青年真能对抗“内卷”吗?” 《搜孤》 블로그 2021.5.20.
https://www.sohu.com/a/467474762_105067
15) 林振东·陈焯煇·梁越. “遍地贺党庆,维园禁聚集:七一香港的平行时空.” 《端媒体》 2021.7.1.
https://theinitium.com/article/20210701-hongkong-party-100-parallel/
16) “中共建党百年庆典举行 习近平称欺负中国必将“头破血流”.” 《BBC》 中文 2021.7.1.
https://www.bbc.com/zhongwen/simp/chinese-news-57676182
17) 胡鞍钢 着. 石平 译. 2003. 『かくて中国はアメリカを追い抜く』. 东京: PHP研究所, pp.24-29.
[사진 출처] 殷博古. “庆祝中国共产党成立100周年大会隆重举行(一).” 《新华网》 2021.7.1.
http://www.xinhuanet.com/2021-07/01/c_1127613943_13.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