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태 교수(인천대 중어중국학과)
□ 기획배경
아시아의 시대를 맞이하여 아시아 역내 교류와 협력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경제적 연결성은 지역 간, 지역 내를 넘나들며 지역 통합의 핵심적 동력으로서 자리매김해왔다. 특히, 최근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을 전후로 국가 간, 지역 간 초국경 협력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기존의 지역을 넘어 지역 간 경제적 교류의 활성화가 과연 아시아에 어떠한 전망과 과제를 제기하고 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동북아시아센터와 HK+메가아시아연구사업단 비교지역연구클러스터는 인천대학교 이현태 교수를 모시고, 중국 광시성의 핑샹과 베트남 동당 간에 ‘초국경 경제협력구’라는 독특한 형태의 경제협력지대가 조성되는 과정과 문제점을 검토한다. 이를 통해, 현재 발현되고 있는 ‘메가아시아와 아시아들’이 연동되며 상호 작동하는 양상을 살피고, 중국과 베트남간 경제협력을 넘어 아시아 내의 경제협력, (동)아시아의 지역성 형성과 비교가능성을 검토해보고자 한다
Review
8월 24일, 동북아시아센터와 HK+비교지역연구클러스터 워크숍이 <중국 접경 협력 현황과 시사점 – 광시 핑샹과 베트남 동당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진행되었다. 워크숍에서는 이현태 인천대 중어중국학과 교수의 발표로 중국의 초국경협력 현황을 살펴보고, 중국-카자흐스탄 호르고스 및 중국 핑샹-베트남 동당 초국경경제협력구 사례를 살펴본 뒤 아시아 접경협력에 대한 시사점을 확인하였다.
우선 냉전-열전이 없는 상황에서 폐쇄/장벽의 안보적 관점에서뿐 아니라 개방/통합/혁신의 성장 거점으로서 경제적 목적에서 국경협력을 중시하기 시작하였다는 점이 언급되었다. 중국은 동북으로는 러시아, 북한, 몽골과, 서북으로는 신장 위구르를 중심으로 유라시아 및 인도, 몽골과, 서남으로는 동남아시아 및 서남아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각국과의 접경지역에서 중국은 경제협력구를 조성해왔는데, 특히 가장 발달된 경제협력 형태로서 호르고스 지역 및 핑샹-동당 등의 초국경경제협력구를 들 수 있다. 초국경경제협력구는 상대국 영토와 중국 영토를 공유하여 양국이 공동으로 조성한다는 점에서 특징적일 뿐 아니라, 2016년 이후 본격적으로 중국의 일대일로가 천명되며 육-해상 실크로드 6대 경제회랑의 주요 거점지로서 본 초국경경제협력구의 중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다.
다음으로 가장 발달된 초국경경제협력구로서 중국-카자흐스탄 호르고스 지역이 소개되었다. 호르고스 경제협력구는 중국 횡단철도 및 유럽으로의 연결을 위한 요충지이기도 하다. 2011년 호르고스 국제변경협력센터가 정식 개소되어, 협력구-역외 간 인적교류가 자유로운 동시에 국경 내 다른 구역은 통상적인 관리가 진행된다는 ‘1선개방-2선관리’의 원칙 하에 협력구가 운영되고 있다. 일대일로의 교두보로서 호르고스의 성공 요인으로는 1) 양국간 전략적 이해가 일치한다는 점, 2) 유연한 합작국 관리시스템이 존재한다는 점, 3) 우수한 국제교통인프라가 마련되어 있다는 점 등이 언급되었으며, 제약요인으로는 1) 카자흐스탄의 낮은 경제발전 및 소득수준, 2) 배후도시의 결여 및 열악한 주변환경. 3) 카자흐스탄 민중의 반일대일로정서 증가로 인한 대중국 협력의지 약화 등이 언급되었다.
한편, 중국 핑샹-베트남 동당 초국경경제협력구의 경우 호르고스와는 달리 동남아-중국 핵심지역에 인접해 있으며 2 개의 경제회랑을 잇는 하나의 경제권으로 주목받고 있다. 더불어 초국경노동 협력 및 관리가 잘 정비되어 있고 높은 수준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 역시 핑샹-동당 경제협력구의 특징으로 제시되었다. 한편 핑샹-동당의 진정한 의미에서의 초국경경제협력이 아직 충분히 발달되지 못한 상황인데, 이런 발전 제약 요인으로서 1) ‘중극은 당기고 베트남은 밀어내는’ 양국 간 입장차, 2) 관리매커니즘의 부족, 3) 기초인프라 및 용지의 부족, 4) 핑샹의 주택-공업용지 부족 및 동당의 교통-물류 인프라 부족, 5) 코로나로 인한 검역 및 출입국장벽 강화 등이 제시되었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아시아 접경협력 사례가 아시아 접경협력에 주는 시사점 몇 가지가 언급되었다. 이에 양국 정부의 정책 및 의지의 결합이 중요하며 남북협력의 경우 남북한 정치리스크에 대한 리스크 관리방법이 제시될 필요성이 있다는 점, 초국경협력에 대한 감정관리에 중국이 어려움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양국 국민의 동의 및 정서적 영역이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것이라는 점, 중국의 공동관리시스템 규정 설계의 사례를 법률적 사안, 사업허가 및 인프라 건설, 노무협력 등의 차원에서 폭넓게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점,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스마트한 초국경협력설계가 필수적이라는 점 등이 다루어졌다. 강의는 해당 경제협력구를 둘러싼 불법행위 사례에 대한 질문, 일대일로 전반에 대한 중국 국경국가들과의 향후 관계에 대한 전망 등의 폭넓은 질문과 함께 마무리되었다.
글, 사진 | 김재성(학술기자단, 연구연수생 14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