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중국 주도의 RCEP과 미국 주도의 CPTPP 중에서 중국을 선택했다는 담론이 있다. 이는 역사적 맥락에 대한 오해 때문에 생긴 것이다. 본고는 RCEP과 CPTPP의 체결과정을 미국, 중국, 일본 등 관련국들의 입장을 중심으로 분석하고, 우리의 선택 이유를 살펴본다. 오바마 행정부는 TPP에 가입했으나 의회의 비준을 받는 데 실패했고, 트럼프는 아예 탈퇴했다. 바이든 행정부도 복귀하기 힘들다. 중국은 ASEAN이 주도하고 한·중·일이 외연을 넓힌 RCEP 협상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으나 인도가 빠진 상황에서 향후 중국의 시장과 생산력이 핵심적인 힘을 발휘할 것이다. 중국은 CPTPP에도 가입 의사를 밝혔으나 그것은 반미전선 형성을 위한 전략이다. 미국은 GVC에서 물러나 국내 공급망 확충에 나섰는데 그것이 초래할 공급과잉에 주의해야 한다. 한국이 RCEP에 가입한 것은 자연스러운 반면 CPTPP에 가입하지 않은 것은 부자연스럽다.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CEP)과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CPTPP)은 어떻게 체결되었나: 미국과 중국의 입장 그리고 한국의 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