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도시사학회의 춘계학술대회는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동북아시아센터와 공동 주최하며 <20세기 한국 도시변동과 동북아시아>를 테마로 삼는다. 동북아시아라는 역사적-지정학적 공간에서 식민지기와 포스트식민지기를 거쳐 온 한국 도시변동의 역사적 연속성과 변동의 국면별 양상의 특징을 살피되, 국내적 차원을 넘어서 동북아시아적 지평과 시각을 도입하려 시도한다.
[행사 후기]
이번에 진행된 학술 행사는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동북아센터, 그리고 도시사학회가 함께 진행한 행사였다.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 지역의 사회 변동과 그와 연계되어 나타난 도시 공간, 도시 생활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세 편의 발표, 그리고 이에 대한 토론이 이번 행사의 주를 이루었다.
박현 선생님의 <개항기~일제 시기 도시별 유곽 조성과 특징>은, 신사와 더불어 일본 식민지 도시의 주요한 특징적 요소로 손꼽히는 유곽이 조선의 각 도시에서 어떠한 행위자 집단들과 도시 문제 속에서 어떻게 조성되고 변화되었는지 면밀하게 살피는 연구였다. 구체적인 지도와 도면, 그리고 주요 행위자들과 관련된 각종 기록물들을 검토함으로써 식민지 조선에서의 유곽이 도시에 따라 어떠한 성격으로 존재해왔는지를 살펴볼 수 있었다.
성나연 선생님의 <전후 서울의 계획가들>은 기존의 여러 도시계획사 연구가 주로 도시계획(안)의 입안 및 변화 과정을 살펴온 것과는 달리, 전후에 다양한 경로를 통해 도시계획 장field 내로 진입하고, 행위자 집단을 이루어 활동해온 도시계획가들을 통해 한국전쟁 이래 서울의 도시계획 변화상을 살피는 작업이었다. 이를 통해 계획(안) 너머에 존재하는 행위자들의 맥락,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사회/역사적 맥락을 폭넓고도 심층적으로 살피며, 전후 서울의 복구, 공간 재편, 변화 양상을 검토할 수 있었다.
임광순 선생님의 <박정희 정권기 국내 이주와 인구 분산 정책 연구>의 경우, 박정희 정권의 대표적 인구 정책으로 떠올리게 되는 산아제한 정책 외에도, 어떻게 박정희 정권이 기존의 인구들을 이동, 분산시키고자 했는지, 이를 통해 발현되는 압축성장기 발전국가 통치성의 문제는 무엇인지를 검토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 연구는 식민지 시기와 미군정기, 그리고 이승만 정권기를 거치며 미처 해소되지 못하고 심화되어 온 인구 분산과 재배치의 문제가 박정희 정권 당대에까지 지속되었고, 더 나아가 가까운 과거까지 지속되었음을 시사하는 발표였다.
전가람 / 동북아시아센터 연구보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