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11일, 역대 최대라는 9.0 매그니튜드의 대지진과 대쓰나미가 동일본 일대를 강타하면서 그 여파로 도쿄전력후쿠시마제1원전은 세 기의 원자로가 멜트다운되고 폭발하는 인류 최악의 원전사고(이하, ‘후쿠시마핵재난’)를 일으키고 말았다. 그로부터 어느덧 12년여가 흘렀지만 우리는 끝이 요원한 핵재난의 시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핵재난의 시대를 살고 있는 인류는, 핵재난의 역사가 비단 일본에서, 비단 2011년 3월만의 재난이 아니라 그 역시 반복된 ‘부(負)의 역사’였으며 또 언제 반복될지 모를 역사임을 기억해야 한다. 이 글은 바로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핵재난사(史)의 진실과 피해자의 삶을 일본의 재난문학(특히 소설과 시)과 그 작가의 활동을 통해 단편적으로나마 살펴보기 위한 것이다. 더불어 공해대국이라 불렸던 일본의 과거 대표적 공해사건(후쿠시마핵재난 포함)과 그를 서사한 문학의 시스템에 비추어, 향후 재난문학이 지향해야 할 방향과 역할을 생각해볼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