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동남아 지역과 오랜 교류의 역사를 유지해 왔다. 진나라 시대에서부터 이 지역과 교류의 흔적이 남아 있으며 여러 왕조를 거치는 동안 때로는 적극적으로 관여하기도 했고 때로는 관심을 나타내지 않았던 시기도 있었다. 대륙 동남아와 해양 동남아 국가에 대한 관심에도 차이가 있었다. 근대에 들어 청 왕조 시대의 무관심, 국민당 정부의 적극적인 접근, 공산당 정부 초기의 관계 단절과 공산 혁명지원, 개혁 개방이후의 적극적인 접근, 최근 남중국해를 둘러싼 갈등과 일대일로 정책관련 다양한 논란 등 중국 정부의 성격과 국력의 성쇠에 따라 정책이 부침을 보여 왔다.
동남아 지역은 또한 세계 어느 지역보다도 중국계 인구의 이주가 많았던 곳이다. 각 국별로 상당한 규모의 중국계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고 많은 곳에서 경제력을 장악하고 있다. 이들은 누구이며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이해해야 동남아 각국을 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이들을 매개로 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 시도와 이에 대한 각국의 대응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동남아는 미국과 중국이 경쟁을 벌이는 최전선이기도 하다.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 및 인류공동운명체론 등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쿼드 및 IPEF 등이 우선적으로 부딪치는 지역이 동남아이다. 동남아 지역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위해 중국이 역내 국가에 대해 구사하는 내러티브는 중국이 우리에게 구사하는 내러티브와 상당히 유사하다. 한편, 동남아 각국은 아세안이라는 플랫폼을 잘 활용하여 중국의 공세적 접근에 공동 대응을 해나가고자 한다.
중국이 패권 국가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동남아 각국에 대해 취하는 정책 및 접근방법은 시차를 두고 한국에 대한 접근 방식 및 정책 방향으로 나타날 개연성이 높아 보이기에 우리로서도 이를 잘 유념하면서 관찰해 나갈 필요가 있다. 본 세미나를 통해 외교 현장에서 경험하게 되는 몇 가지 사례들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
일시: 2022년 6월 21일 화요일 12:00
장소: 아시아연구소 영원홀
발표: 안영집(前 주 그리스 대사, 前 주 싱가포르 대사)
문의: 김종훈(kidnest@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