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동북아시아센터는 “방법으로서의 중국-홍콩 체제”를 출간한 류영하 교수(백석대)를 모시고 홍콩 문제의 복합성을 이해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류영하 교수는 홍콩을 정체성 충돌의 현장으로서 제시하며, 식민과 후식민, 애국과 민주, 근대 자아와 전근대 타자, 다수와 소수(민족), 중심과 주변, 푸퉁화와 광둥어, 제3의 공간 등 복합적인 측면을 설명했다. 그는 홍콩은 역사와 현실 속에서 애매한 공간이자, 국가, 민주, 근대(성) 등 여러 문제를 한꺼번에 던져주고 있다고 지적하며, 중원/한족/국가 중심주의와 주변의 문제, 정체성에서 언어가 갖는 핵심적 역할과 갈등, 제3의 공간으로서의 역할 축소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 중국인과 홍콩인 등에 대한 긴장 또한 매우 논란적이고 복합적인데, 최근 홍콩 민의연구소(PORI)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세계인이다란 비율이 높아지고 있음 또한 제시되었다. 국민만들기와 제3의 공간 사이에서 중국인(다움), 홍콩인(다움), 신홍콩인(다움)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어왔고, 국민교육과 시민교육 사이에서 홍콩뿐만 아니라 우리 또한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음을 제시했다.
중국과 홍콩 사이에서 변주되는 국가와 지역의 문제는, 중국의 다른 지역과 세계 여러 지역에서 이미 많이 관찰되고 있는 바이기도 하다. 중국과 지역(신장, 티베트, 몽고, 대만), 스페인과 카탈루냐, 미국과 하와이, 일본과 오키나와, 대만과 원주민 사이에서 국가와 지역/지방 간에는 통합과 분리에 관한 긴장과 갈등이 항상 존재해왔다. 류영하 교수는 전세계적으로 국가와 지역의 정체성이 충돌하는 곳이 굉장히 많음을 지적하면서, 구체적인 여러 사례를 검토하면서 통합에 대한 과도한 강조를 넘어 통합과 분리를 새롭게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지적했다. 아울러, 일국양제의 실험 속에서 현재 홍콩은 ‘양제’의 측면에서 문제적인 상황으로, 중국-홍콩 체제도 하나의 체제로 봐야 풀릴 수 있고 나아가 한반도, 동아시아, 세계체제 전반에 대한 함의를 가질 수 있음을 제시했다.
강연 후 청중과 활발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최근 홍콩-중국/광둥간 관게 변화, 홍콩 사람들의 정체성, 민족성의 변화와 구체적인 사례를 검토하고, 향후 전망 등에 대해서 진지한 토론을 이어간 후, 홍콩 문제를 폭넓고 복합적으로 이해할 필요에 공감하며 본 강연은 마무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