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동북아시아센터는 광주트라우마센터와 함께 10월 8일(목) 오후에 “국가폭력, 트라우마, 그리고 치유적 관점에서 이행기 정의”란 주제로 제7회 국가폭력과 트라우마 국제회의를 개최했다. 동북아시아센터장 정근식 교수는 “이행기 정의의 실현에서의 사죄의 문제: 가상적 사죄 조형물과 이에 대한 혼내주기 퍼포먼스를 중심으로”를 발표했다.
국가폭력과 트라우마 국제회의는 2013년 이후 매년 개최하며 올해까지 일곱 차례 개최된 행사로서, 그 동안 세계적 맥락에서 보는 국가폭력과 트라우마, 치유, 국가의 책임에 대해 활발한 논의를 이어왔다. 이번 회의는 제10회 세계인권도시 포럼의 일환으로 개최되었으며, 독일, 덴마크, 대만, 그리스, 아일랜드 등 세계 여러 나라의 연구자를 초대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국가 폭력의 현재와 사례에 대해 공유하고, 이행기 정의의 방식과 노력에 대해 열띤 논의가 이뤄졌다. 한국의 5.18민주화 운동, 광주트라우마 센터의 사례와 더불어, 대만의 1952년 루쿠사건, 메이리다오 사건, 멕시코 야오치나파 43명 실종사건, 베를린 장벽, 그리스 내전 등 이행기 정의 노력을 한 자리에서 비교 검토하면서 더 나은 이행기 정의 방식과 치유 방식의 가능성을 살펴보았다.
정근식 교수는 이 회의의 조직자이자 맨 마지막 발표자로서, 가상적 사회 조형물과 혼내주기 퍼포먼스를 통해서 이행기 정의의 실현에서의 사죄의 문제를 제기하고, 5.18에서의 불(不)사죄문제를 이론적 관점에서 고찰하고 역사적 계보를 추적했다. 이를 통해, 책임자 처벌의 원칙은 처벌 자체로 완료되는 것이 아니라, 사죄를 통한 화해, 피해자의 치유를 통한 정치공동체의 쇄신으로 이어져야 함을 강조했다. 결국, 사죄는 진정성 문제와 더불어 용서로 이어질 수 있는 조건에 탐색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국가폭력과 트라우마의 이행기 정의 방식과 치유 방식의 학술적, 현실적 진전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