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고대부터 꾸준하게 다양한 젠더 크로싱의 기록이 발견되지만, 근대에 이성애와 성별이분법이 강화되면서 젠더크로싱은 변태성욕이라는 이름으로 비정상의 영역으로 밀려난다. 전후 1980년대까지 유흥과 예능의 영역에서 두드러진 여장남성이나 여성스러운 남성 동성애자의 모습이 성소수자를 대표하면서, 화려하고 특이하면서 일상과는 괴리된 성소수자에 대한 고정관념이 생겨났다. 한편 1990년대 말 이후 트랜스젠더를 ‘장애, 질환’으로 보는 성동일성장해 담론으로 인해 주류사회의 동정과 수용이 증가하였다. 트랜스젠더가 보다 일상적인 존재로서 받아들여지고, 일부 의료 트랜지션과 법적 성별정정이 가능해졌지만 트랜스젠더는 병리화된 존재로 비정상의 영역에 머물게 되었다. 일본의 트랜스젠더들은 2010년대 후반 국제사회에서의 트랜스젠더 비병리화 움직임에 발맞추어, 성별정정에 대한 법률 개선과 함께 트랜스젠더를 동일한 사회구성원으로서 존중하고 대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