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회(兩會)는 중국 지도부의 한해 구상을 미리 파악하게 해주는 중요한 정치 이벤트이다. 올해의 중국 양회가 보다 세밀하게 분석되어야 할 이유는 유례없이 심각한 대내외적 이슈가 산적한 가운데 올 가을 시진핑 주석의 삼연임이 확정될 20차 당대회가 예정된 한해이기 때문이다. 첫 번째 백년의 소강사회(小康社會) 과업을 완수했다고 자찬하는 중국이 향후 오년의 정치, 외교, 경제, 사회의 윤곽을 드러낼 당대회를 소위 “승리적으로 개최”하기 위하여 2022년 한해를 어떻게 구상하고 있는가?
정치부문에서 양갑용 박사는 올해 양회의 의미를 네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 리커창 총리의 총리 은퇴 시사 발언에 따른 권력구조 개편과 지도체제 변화, 지도부 인선 등의 문제가 주요 관심사로 부상했다. 둘째, 경제정책 관련 성장 우선시와 안정 중시 간 미세한 정책 운영 차이가 주목 받았다. 셋째, 총리가 부각되는 양회에서 시진핑 주석이 “당,” “당 영도,” “강군” 등 자신의 메시지를 활발히 전파했다. 넷째, 미디어데이를 이용한 활발한 의견 개진을 통해 지역과 부문, 개인의 이익이 활발히 전파되었다.
외교부문에서 서정경 박사는 전례없는 대외적 압박과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 속에서 중국이 작년 외교의 전반적 좌절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도덕적 레토릭 및 자기 중심성을 부각시키며 미국에 반대하는 자기 진영 만들기에 골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팬데믹 시기 미국과의 경제 격차를 오히려 줄인 자신감을 바탕으로 “방역 협력”과 “경제 이익”이라는 파이를 무기로 선별적인 “운명공동체”를 만들려는 것인데, 이는 국제사회의 보편적 기대와 거리가 있다는 비판적 시각이다.
경제부문에서 이현태 박사는 올해 양회에서 주목할 내용으로 5.5%의 높은 경제성장률 목표를 꼽았다. 이 목표는 10월의 중요한 20차 당대회를 앞둔 중국 정부가 경제의 활력을 고양시키고 사회안정을 도모하려는 취지에서 비롯되었다고 평가하였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가 작년에 비해 보다 적극적이고 완화적인 재정금융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하였다. 다만 단기성과를 달성하려는 과정에서 공동부유·탈탄소 등 장기 전략 추진이나 필요한 구조조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고 부언하였다.
사회부문에서 윤종석 박사는 2022년 중국 양회가 ‘안정 최우선, 안정 속의 전진’이라는 ‘안정’ 최우선 전략을 공포하였다고 주장했다. 외부환경의 높은 불확실성 속에서 향후에도 여전히 다소 수세적인 정책이 전개될 것이란 전망이다. 취업/고용 지표의 회복이 주요한 성과였다면, 인구문제 및 재생산 영역은 보다 도전적인 과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결론적으로 중국 정부의 민생 안정 노력은 다시 한번 인민의 능동적 참여와 협력, 나아가 중국 사회의 힘을 필요로 한다고 진단했다. 또한 ‘동태적 코로나 정책’의 조정이 하나의 시험대가 될 것이며, 중국 국가뿐 아니라 사회의 힘에 다시 한번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