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의 섬 금문도의 재탄생
정근식 , 김민환 지음 | 진인진 | 2016년 07월 31일 출간
중국-대만 관계에서 금문도 및 대만해협이 가지는 의미를 재조명하다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세계 속의 아시아연구 총서’ 제14권 『냉전의 섬 금문도의 재탄생』이 발간되었습니다. 중국의 개방과 대만의 민주화에 맞물려 중국-대만 사이에 평화적인 양안관계가 성립되고 관리되어 가는 과정은, 최근 경색되어가는 남북 관계 해결의 실마리를 모색하는 데 있어서 많은 시사점을 제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번에 발간된 『냉전의 섬 금문도의 재탄생』은 양안관계에 있어서 그 갈등과 화해의 최접점에 있었던 금문도라는 지역을 심도있게 고찰함으로 해서, 양안관계 전개에 있어서 금문도 및 대만해협이 가지는 의미를 재조명했습니다.
이 책은 동아시아 냉전-분단체계에 대한 연구이지만, 동시에 그 경계가 가지는 의미의 변화를 역사적으로 파악하려는 시도이기도 합니다. 경계는 교류와 이동을 막는 장벽이지만, 동시에 서로 다른 사상이나 문화가 만나 질적인 전환을 이루는 접점이기도 합니다. 금문도는 원래 하나였던 생활권이 외부의 힘에 의해 분단되고, 내부의 힘에 의해 이러한 경계가 다시 허물어지면서 궁극적으로 다시 하나의 생활권으로 수렴되는 현상을 보여 주는 곳입니다.
이 책의 문제의식은 대만 근세사를 연 정성공이라는 역사적 인물이 현재에 어떻게 중국, 대만, 일본에서 경쟁적으로 전유되고 소비되는가, 양안 분단기간동안 지속된 심리전은 어떻게 진행되었고 그 주역들은 어떻게 화해했는가, 금문도에서 냉전경관과 생태는 어떤 과정을 통해 형성되고 탈냉전시대에 어떻게 관광가원으로 전환되는가, 민주화와 냉전이 지방적 차원과 국가적 차원에서 어떻게 거리를 두면서 진행되었는가, 냉전적 근대화와 군사적 근대성의 상징인 금문 고량주는 어떻게 대만과 세계를 향한 브랜드로 성장하여 주민복지에 기여하고 있는가, 탈냉전은 어떻게 금문도에 대한 학문적 접근 방식을 바꾸었으며 이렇게 형성된 금문학은 어떤 발전의 전망을 가지고 있는가 등으로서, 이러한 질문에 대해 한국, 중국, 대만의 학자들이 9편의 논문을 통해 답을 모색합니다.
『냉전의 섬 금문도의 재탄생』은 2013년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동북아센터에 샤먼대학과 금문대학 교수님 초청하여 실시한 토론회를 시발로 하여 구상되었고, 본격적인 연구팀을 구성하여 2014년 초 10일간에 걸친 금문도와 샤먼시를 답사한 이후 본격적인 연구 및 저술 작업을 거쳐 출판하게 되었습니다.
초보적인 교역-개방의 상징이었던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마저 중단된 남북관계에 비교해서 2000년대 초 이후 지속적으로 교역과 대화를 유지해 오고 있는 양안관계는 훨씬 풍부한 교류 사례와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많은 진전을 이룬 가운데 해결하기 어려운 각종 문제점도 노출되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해마다 백령도, 연평도를 중심으로 하는 서해안 도서 지역이 고조되는 가운데, 금문도에서의 ‘소양안체제’ 수립의 경험은 새로운 남북관계를 열어가는 노력에 많은 시사점을 제시할 것입니다.